지자체 "민간위탁 심사 제도", 이대로 좋은가?… 공정성 제고와 제도적 허점 보완 시급
기사 본문
- 심사위원 추천 방식 공정성 강화, 본사·분사무소 차별 없는 참여 기회 보장 촉구
- 기관장 사전 공개채용 지침의 현실적 모순 지적… "비리의 온상 및 고용 불안 야기 우려"
- 지역사회 기여도와 투명한 선의의 경쟁이 기관 서비스 질 향상의 핵심
[한빛국제뉴스=강은숙 기자]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아동,청소년,노인복지 기관'의 설치와 위·수탁 운영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선정 과정의 공정성 논란과 불합리한 행정 지침으로 인한 후유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선 지자체 담당 공무원들은 열심히 업무를 추진하고도 각종 민원과 후유증에 시달리며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를 겪는 실정이다.
시설 위·수탁 심사 과정에서 반복되는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공정하고 투명한 제도 개선을 위한 대안을 심층적으로 살펴본다.
1. 심사위원 선정 방식의 투명성 및 공정성 확보
현재 지자체에서는 각종시설, 심사위원 모집 공고를 거쳐 배수로 신청을 받은 뒤, 신청 기관들이 비공개로 심사위원을 추첨·선정하여 최종 심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업에 신청한 특정 기관이 자신에게 유리한 심사위원을 대거 추천할 경우, 그렇지 못한 기관은 시작부터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불공정 요소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기관별 추천 인원을 공정하게 균등 배분하고 제3자가 비공개로 최종 선정하는 방식으로 개선해야 불필요한 이의 제기를 예방할 수 있다.
또한 객관적인 공통 점수는 담당 공무원이 엄격하게 사전 체크하여 반영하고, 정량 평가와 정성 평가의 경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이 부분은 많은 지자체가 시행하고 있음)
2. 사업 설명 시 기관장(예정자) 동행 의무화 및 현실적 보완
수탁 사업 설명회 시 기관장 예정자가 참석하지 못할 경우 법인 대표가 단독으로 사업 설명을 맡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때 기관 운영의 실무를 담당할 예정자가 동행하지 않으면, 심사위원들이 운영 세부 사항에 대해 던지는 날카로운 질의에 적절히 대응하기 어렵고 이는 곧 감점 요인으로 작용해 법인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반대로 기관장 예정자가 발표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대중 앞에서의 극심한 발표 공포증(트라우마)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법인 대표와 기관장 예정자가 동시에 사업 설명 자리에 함께 배석하여 상호 보완적으로 발표 및 질의응답에 임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3. 지역 주사무소 제한 조항 완화 및 분사무소 참여 길 열어야
최근 수탁 법인 참여 자격 조건에 '해당 지역에 주사무소를 두어야 한다'는 조항이 명시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지역 내 법인들에게 우선권을 주기 위한 취지이지만, 역으로 우수한 역량을 갖춘 타지역 법인들의 진입을 원천 차단하는 부작용을 낳는다.
중요한 것은 행정구역상 위치가 아니라 '시설 기관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우수한 역량의 법인'을 찾는 것이다. 처음부터 주사무소 요건을 엄격하게 두기보다, 지역 내 주사무소가 없더라도 분사무소가 있다면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 만약 참여 법인이 부족할 경우 뒤늦게 조항을 삭제하는 소모적 행정을 반복하기보다, 애초에 광범위하고 합리적인 공고 기준을 세우는 것이 현장 업무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4. 복수 기관 운영 법인의 평가와 신규 법인의 도전 정신
한 법인이 여러 개의 기관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전문성과 공신력을 인정받았다는 방증이며, 심사 시 긍정적인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하여 이제 막 첫걸음을 내딛는 신규 법인들이 경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 꾸준한 도전과 역량 강화를 통해 기회는 열리기 마련이다. 다만, 법인이 시설 기관을 운영하는 본질적인 목적이 단순히 '기관 개수를 늘리는 것'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이 기관을 통해 지역사회에 어떠한 공익적 가치를 환원하고 기여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철학과 목적이 선행되어야 한다.
5. 기관장 사전 공개채용 지침의 모순과 '비리의 온상' 우려
최근 일부 지침에서는 수탁 신청 전 기관장을 미리 공개 채용해 증빙 자료로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심지어 고용24 등 공식 워크넷 채용 사이트에서는 수탁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고를 올리는 것을 제한하고 있어, 사설 채용 사이트에 여러 건의 공고 증빙을 올려야 하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한다.
미리 채용해 둔 기관장은 수탁 탈락 시 고용 불안에 노출되며, 반대로 수탁 확정 전 내정자가 미리 존재한다는 것은 심각한 비리의 온상이 될 수 있다. 자칫 기관장 자리를 두고 금품이 오가는 매점매석(賣點賣收)의 부작용으로 이어질 위험마저 배제할 수 없다. 투명성을 명분으로 내세운 사전 공개채용 요구가 오히려 현장의 혼란과 불법을 조장하는 모순을 낳고 있는 셈이다.
맺음말
시설 위·수탁 과정은 정치적 입김이나 인맥 동원, 지인 찬스 등의 구태를 벗어던지고 오직 선의의 경쟁을 통해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지자체 공무원들이 과도한 민원과 행정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도록, 행정당국의 보다 세심하고 현실적인 제도 개선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기자:강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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