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쓰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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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쓰는 맛
요즘은 지갑에 큰돈을 넣고 다닐 필요가 없는 시대다. 카드 한 장이면 웬만한 것은 다 결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윤치영 박사는 지갑에 현금을 30만원에서 50만원 정도 넣고 다닌다. 1만원권과 5만원권을 적당히 섞어서 말이다.
왜일까?
식당에서 서빙하는 사람에게 가끔 팁을 줄 때도 있고, 저녁에 식사를 하면서 반주 한 잔 나눈후 헤어질때 대리운전비나 택시비를 대신 건네야 할 때가 있다. 이처럼 갑자기 현금이 필요할 때도 있다. 무엇보다 뜻밖의 감사와 호의를 현금으로 표현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신기한 것은 작은 돈을 건넬 때 상대방이 더 좋아한다는 것이다. 큰돈은 어차피 지출해야 하는 돈이다. 그래서 받는 사람도 당연하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작은 돈은 다르다.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에 건네는 작은 정성이기 때문에 오히려 마음에 오래 남는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덕분입니다.”
이런 말과 함께 1만원권 한 장, 때로는 5만원권 한 장을 건네면 돈의 액수보다 마음의 크기가 먼저 전달된다.
그래서 요즘은 크고 작은 행사에서도 작지만 의미있게 선심을 쓰는 일이 가끔 있다. 돈을 쓰는 맛을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돈은 모으는 맛도 있지만, 잘 쓰는 맛도 있다.
나를 위해 쓰는 돈보다 남을 기쁘게 하는 돈이 더 즐거울 때가 있다. 특히 상대방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에 건네는 작은 호의는 돈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낸다.
"아, 그래서 돈 써본 사람이 돈을 쓰는구나!"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알고, 좋은 것도 누려본 사람이 좋은 것을 나눌 줄 안다.
어쩌면 이것이 바로 숨겨둔 뒷고기 맛인지도 모른다.
아껴서 쌓아두는 것만이 돈을 잘 쓰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작은 돈이라도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데 쓰는 것.
그것이 진짜 ‘돈 쓰는 맛’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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