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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사람 사이, 미래를 읽다(3)

임승철 입력 2026.09.01 11:46 댓글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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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떠나지 않는 지역, 배움과 일이 만나는 도시


 새 학기가 시작되는 계절이면 캠퍼스에는 늘 조금 특별한 공기가 흐른다. 새 책의 냄새, 낯선 강의실을 찾아가는 발걸음,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의 인사 속에는 기대와 설렘이 담겨 있다. 그러나 그 설렘의 한편에는 조용한 걱정도 자리한다. 졸업 후 나는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다. 특히 인공지능의 등장과 사용이 빠르게 일상화되면서 청년들의 취업 걱정은 더욱 현실적인 무게로 다가온다.

 한때는 성실히 배우고 경험을 쌓으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는 믿음이 비교적 분명했다. 하지만 오늘의 청년들은 그보다 훨씬 복잡한 시대를 살아간다. 인공지능은 글을 쓰고, 그림을 만들고, 자료를 분석하며, 반복적인 업무를 빠르게 처리한다. 기술의 발전은 새로운 기회를 열어 주지만, 동시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더욱 깊게 만든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에게 미래는 때로 넓은 가능성의 들판이면서도, 어디로 가야 할지 쉽게 보이지 않는 안개 낀 길처럼 느껴질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청년들에게 더 많은 경쟁을 요구하기보다, 함께 길을 찾을 수 있는 지역의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청년이 떠나지 않는 지역은 단지 일자리의 숫자가 많은 곳만을 뜻하지 않는다. 배운 것을 실제 삶과 일로 연결할 기회가 있고,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으며, 자신의 가능성을 믿어 주는 사람과 공동체가 있는 곳이어야 한다. 대학에서의 배움이 강의실 안에 머물지 않고 지역의 기업, 연구기관, 공공기관, 시민사회와 만날 때 청년의 진로는 조금 더 구체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대전은 그러한 가능성을 품은 도시다. 대학과 연구기관, 과학기술 기반의 기업들이 가까이 어우러져 있으며, 새로운 생각과 실험이 이어지는 곳이다.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중심으로 축적된 과학기술의 자산은 대전만의 소중한 힘이다. 그러나 그 힘은 연구실과 산업 현장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청년들이 연구의 성과를 이해하고, 지역 기업의 문제를 함께 풀며, 창업과 취업의 기회를 자신의 삶으로 이어 갈 수 있을 때 비로소 도시의 자산은 살아 움직인다.

 무엇보다 우리는 일자리를 찾아 고군분투하는 청년들을 칭찬하고 격려해야 한다. 수십 번의 자기소개서를 고쳐 쓰고, 면접의 긴장 속에서도 다시 도전하며, 익숙하지 않은 기술을 배우기 위해 늦은 밤까지 공부하는 청년들의 시간은 결코 가볍지 않다. 결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그 노력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청년 한 사람의 성실한 준비와 용기는 그 자신을 위한 일이면서 동시에 지역의 미래를 지탱하는 힘이기도 하다.

 인공지능 시대에 더욱 소중해지는 것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질문과 공감, 협력과 책임의 능력일지 모른다. 기술을 잘 활용하는 사람은 필요하지만, 기술을 통해 무엇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지 고민하는 사람은 더욱 필요하다. 청년들이 가진 새로운 감각과 도전 정신, 서로 다른 분야를 연결하는 창의성은 미래의 일자리를 만들어 가는 중요한 자산이다.

 개학은 단지 학사일정의 시작이 아니다. 한 사람의 가능성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시간이다. 대전의 청년들이 배움에서 용기를 얻고, 일에서 존엄을 발견하며, 이 도시에서 자신의 미래를 꿈꿀 수 있기를 바란다. 지역은 청년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청년의 꿈이 뿌리내릴 토양이 되어야 한다.

청년이 머무는 도시는 일자리가 많은 도시를 넘어, 한 사람의 꿈이 배움에서 일로, 그리고 삶의 희망으로 이어지는 도시다. 

그리고 나는 이들의 노력을 응원한다.

글/임승철(충남대학교 스마트시티건축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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