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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20 법칙, 20%는 엉뚱한 데 써라

윤치영 입력 2026.10.19 08:58 댓글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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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20 법칙, 20%는 엉뚱한 데 써라


트렌드를 읽다 보면 모든 시간과 돈을 효율적으로 써야 할 것 같다. 그러나 효율만 따지다가 삶의 재미까지 계산서에 올려놓으면 곤란하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도 “이 만남이 돈이 될까?”를 따진다면 사람을 만나도 마음은 장부를 넘기고 있는 셈이다.

나는 80:20 법칙을 이렇게 응용해 보고 싶다.

80%는 해야 할 일에 충실하고, 20%는 엉뚱한 데 써라.

여기서 엉뚱하다는 것은 평소의 나라면 좀처럼 하지 않을 일이다. 늘 읽던 분야 대신 낯선 책을 읽고, 익숙한 길 대신 골목으로 들어가 보고, 내 일과 관계없어 보이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다.

가령 어떤 스피치 강사가 강의를 재미있게 하려고 말하기 전문서적을 열심히 읽었다고 하자. 책장에는 밑줄이 늘었는데, 강의실에서는 하품이 늘었다.

답답한 마음에 코미디 공연을 보러 갔다. 공부는 잊고 실컷 웃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코미디언이 말을 멈췄는데 관객이 웃었다. 눈빛 하나, 한 박자 늦춘 대답에 웃음이 터졌다.

‘나는 더 설명하려고 애썼는데, 저 사람은 기다릴 줄 아는구나.’

놀러 갔다가 강의의 실마리를 얻은 것이다. 전문서적 열 권에서 찾지 못한 힌트를 웃다가 발견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도 생각해 보자. 늘 거래처 사람만 만나던 자영업자가 우연히 동네 걷기 모임에 나갔다. 매출 이야기는 접어두고 함께 걸었는데, 한 회원이 말했다.

“그 가게는 물건은 좋은데 들어가기가 좀 부담스러워요.”

단골들에게서는 듣지 못했던 말이다. 이유를 물으니 입구를 가린 진열대 때문에 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운동하러 나갔다가 고객의 눈으로 자기 가게를 보게 됐다.

낯선 경험은 이렇게 익숙함에 가려진 것을 보여준다. 늘 같은 사람, 같은 장소, 같은 이야기 속에 있으면 내 생각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알기 쉽다.

물론 엉뚱한 시도가 매번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낯선 식당에서 맛없는 밥을 먹고, 처음 배운 악기가 도무지 손에 붙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어떤가. 한 끼쯤 실패해도 이야기할 거리는 생긴다.

“그 집에서 밥 먹고 내가 요리에 자신감이 생겼다니까!”

실패한 외식이 자신감을 주는 반전도 있는 법이다.

다만 20%까지 성과를 내라고 다그치지는 말자. 취미를 시작하자마자 자격증부터 따지고, 여행에서도 사업 아이템만 찾는다면 놀러 가서도 출근한 셈이다. 그냥 즐거웠어도 충분하다.

평생현역을 꿈꾸는 사람일수록 일정표에 작은 빈칸을 남겨두면 좋겠다. 해야 할 일로 하루를 꽉 채우면 새로운 것이 들어올 자리도 없다.

80%가 오늘의 나를 먹여 살린다면, 엉뚱하게 써본 20%는 내일의 나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준다.

가끔은 쓸모를 따지지 말고 마음이 가는 쪽으로 걸어보자. 인생의 재미있는 다음 장이 그 골목에서 시작될지도 모른다.


글/화술경영가 윤치영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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