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過猶不及)의 지혜로 돌아보는 공익과 협동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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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 사회는 눈부신 발전과 속도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무엇이든 더 빠르게, 더 많이, 그리고 더 효율적으로 이루어내는 것이 최고의 미덕으로 여겨지는 풍조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앞으로 전진할 것을 강요받습니다. 경제적 성장과 개인의 성취는 물론이고, 공익을 표방하는 수많은 조직과 단체들조차 '확대'와 '실적'이라는 거대한 파도 속에서 숨 가쁘게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자(孔子)가 논어(先進篇)에서 일깨워주었듯이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보다 못하다"라는 '과유불급(過猶不不及)'의 가르침은, 이 가속도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깊은 성찰의 울림을 줍니다. 과유불급은 단순히 행동이나 욕심을 억제하라는 소극적인 경계가 아닙니다. 그것은 모든 일에 알맞은 균형을 찾고, 본질을 잃지 않도록 스스로를 끊임없이 조율하는 지혜의 다른 이름입니다.
특히 우리가 이 사회에서 공익을 실현하고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공동체를 꾸려나갈 때, 이 과유불급의 지혜는 더욱 날카로운 잣대가 되어야 합니다. 선한 의도와 공공의 목적을 가지고 시작한 조직이라 할지라도, 그 운영 과정에서 속도와 외형적 성장에만 치우치거나 지나친 욕심이 개입할 때, 조직은 본래의 순수한 취지를 잃고 뜻밖의 부조리와 마주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첫째, 성장의 과잉과 공익의 변질에 대한 경계
우리가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선택하는 조직의 형태들—사회적협동조합, 비영리법인, 비영리민간단체 등—은 저마다의 철학과 구조를 가지고 태어납니다. 스스로 수익을 창출하며 자립을 도모하는 사회적협동조합이든, 순수한 자선과 학술에 기여하는 비영리법인이든, 혹은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비영리민간단체이든 그 출발점은 모두 '함께 잘사는 사회'와 '공공의 이익'에 있습니다.
하지만 조직을 운영하다 보면 종종 '과유불급'의 함정에 빠지곤 합니다. 외형을 불리고 규모를 확장하는 데만 몰두한 나머지, 조직의 투명성과 민주적 의사결정이라는 본질적인 가치를 소홀히 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사회적협동조합이나 소규모 비영리 단체에서 구성원의 범위를 지나치게 폐쇄적으로 좁히거나, 특정 혈연·지연 중심의 친밀한 관계에만 의존하여 운영의 폭을 넓히지 못할 때, 조직은 급격히 경직됩니다.
형식적으로는 법과 규정을 갖추었을지라도, 실질적인 민주성이 결여된 채 소수의 독단이나 사유화로 흐르게 된다면 그것은 이미 공익적 조직이 아니라 사적 이익의 울타리에 갇힌 변종에 불과합니다. "너무 많음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진리는 바로 이 지점에서 작동합니다. 과도한 권한 집중, 투명하지 못한 회계 처리, 그리고 감시와 견제가 사라진 닫힌 구조는 결국 조직을 신뢰의 위기로 몰아넣는 주범이 됩니다.
둘째, 투명성과 신뢰라는 중용(中庸)의 지키기
공익을 표방하는 조직이 오랫동안 건강하게 숨 쉬기 위해서는 늘 '중용(中庸)'의 미덕을 지켜야 합니다. 지나치게 성과주의에 집착하거나, 정부의 보조금 및 외형적 지원에만 의존하는 태도 역시 경계해야 합니다.
공익적 활동은 속도의 예술이 아니라 신뢰의 누적입니다. 비영리법인이나 민간단체, 협동조합을 막론하고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내부 부조리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내부 통제 장치'가 필수적입니다. 감사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주요 의사결정 과정을 모든 구성원과 투명하게 공유하며, 이해충돌을 방지하는 엄격한 윤리적 잣대를 세우는 것은 조직의 성장을 가로막는 브레이크가 아니라, 더 멀리 가기 위한 필수적인 안전장치입니다.
가족이나 친인척이 뜻을 모아 공익적 협동조합을 꾸리거나 단체를 설립하는 것 자체는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이자 헌신적인 시도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울타리가 외부를 배척하고 내부의 이권을 보호하는 성채로 변모하는 순간, 공익성은 빛을 잃게 됩니다. 진정한 공공성은 사적인 관계의 경계를 넘어설 때 비로소 생명력을 얻기 때문입니다.
셋째, 스스로를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
공익의 길을 걷는다는 것은 내 안의 욕심과 속도의 유혹을 끊임없이 경계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내가 지금 무엇을 위해 이 조직을 이끌고 있는가?", "우리의 성과가 진정으로 지역사회와 이웃에게 따스한 온기로 스며들고 있는가?" 끊임없이 자문해야 합니다.
더 많이 가지려 하고, 더 빨리 성과를 증명하려 조급해질수록 잠시 멈추어 서서 우리의 걸음걸이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과유불급의 가르침은 우리에게 능력을 줄이거나 열정을 식히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열정이 올바른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 지나침으로 인해 누군가의 목소리가 배제되거나 공익의 본질이 훼손되고 있지 않은지 매 순간 균형추를 바로잡으라고 권고합니다.
맺음말을 대신하며
우리가 몸담고 있는 지역사회와 공동체는 요란한 속도로 나아가는 거대한 배가 아니라, 서로의 호흡을 맞추며 잔잔한 바다를 항해하는 조각배와 같습니다.
지나친 욕심을 내려놓고 모자람을 채워가는 지혜, 즉 '과유불급'의 마음가짐이야말로 오늘날 우리가 공익의 가치를 드높이고 신뢰받는 조직을 만들어가는 가장 든든한 나침반이 될 것입니다. 투명하고 민주적인 소통 속에서, 함께 손잡고 나아가는 모든 발걸음이 우리 사회를 더욱 온화하고 성숙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동행으로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